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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셉스토어가 F&B 브랜드 경험에 미치는 영향
- 치킨 업계의 공간 마케팅👀
앞선 아티클에서 브랜딩 과정에서 공간의 활용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습니다. 과거에도 F&B 브랜드의 체험형 마케팅은 존재했습니다. 주로 쿠킹 클래스, 쿠킹 쇼, 시식 등을 앞세운 형태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특색있는 공간을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과 스토리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늘 아티클에서는 국내 7조 5,000억원에 달하는 치킨 업계의 컨셉스토어 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합니다.
1. 교촌필방: 제품의 경험을 녹여내다
‘필방’은 예로부터 예술가들이 고품질 재료를 찾아 연구하던 공간으로, 붓을 만들어 판매하는 가게입니다. 교촌은 자사의 철학인 ‘좋은 재료로 최상의 맛을 완성한다’는 메시지를 ‘필방’의 개념과 결합하여 교촌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립했습니다. 그 결과, 교촌필방은 전년 대비 매출이 130%, 방문객 수는 113% 증가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공간
교촌필방은 외부 파사드, 필방(전이공간), 중앙부의 대형 붓과 벼루 오브제, 아카이브 공간, DJ존, 오마카세 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특히, 붓 오브제 공간에는 무형문화재 박경수 장인이 제작한 대형 자개 붓이 물안개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또한, 교촌의 수제 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의 맥주병을 활용한 미디어 디스플레이가 설치된 DJ존과, 교촌 시그니처 소스의 재료들을 유리병에 담아 전시한 아카이브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메뉴
교촌필방에서는 매일 세 차례에 걸쳐 치킨 오마카세 디너 코스를 제공합니다. 특히 3부는 최대 6인까지 수용 가능한 비밀의 방 ‘묵암’에서 진행되며, 오픈 주방에서 셰프가 직접 요리를 설명해주는 특별한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이 외에도, 교촌의 인기 치킨 4종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필방 시그니처 플랫터’와 ‘필방 콤보플래터’, 그리고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필방 스페셜 치킨’과 ‘필방 치킨버거’ 등 차별화된 메뉴가 준비되어 있어 소비자들에게 방문 목적을 제공합니다.
2. 바른치킨 강남 로봇점: 미래의 비전을 공간에 담아내다
바른치킨 강남 로봇점은 새로운 사업 모델인 B 2.0(Barun Chicken 2.0) 비전을 바탕으로 탄생한 매장입니다. ‘따뜻함’, ‘즐거움’, ‘맛있는’이라는 세 가지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외식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오픈되었습니다.
바른치킨 강남 로봇점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와 현대의 조화를 담아낸 점입니다. 1980년대 한국의 클래식함과 미래 로봇산업을 결합한 컨셉으로, 과거 가족들이 아버지의 월급날 같은 특별한 날에 치킨 한 마리로 나누던 정취와 즐거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습니다. 미래 로봇산업과 한국적인 전통의 조화를 이룬 이 매장은 바른치킨이 새로운 외식 모델로 도약하는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매장 내 치킨 조리 업무를 대신하는 로봇 ‘바른봇’은 인력난 해소와 노동 강도 감소라는 장점을 제공하며 가맹점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공간
바른치킨 강남 로봇점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벽돌 외벽, 짙은 우드 인테리어, 테이블에 새겨진 문양, 그리고 병풍 등 클래식한 요소들로 꾸며졌습니다. 이와 함께 현대적 감성을 더하는 치킨 조리 로봇 ‘바른봇’이 배치되어, 오픈 주방에서 로봇이 실시간으로 치킨을 튀기는 모습을 고객들이 직접 관람할 수 있습니다.
메뉴
이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표 메뉴는 업그레이드된 ‘현미바삭’입니다. 특허받은 현미 파우더를 사용해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바른치킨만의 독특한 염지 기술로 더욱 특별한 향과 맛을 구현해냈습니다. ‘현미바삭’은 강남점에서 처음 선보인 메뉴로, 바른치킨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굽네 바사삭 유니버스: 치킨없는 팝업 치킨으로 브랜드 세계관 전시
굽네치킨은 자사 세계관인 ‘바사삭 유니버스’를 테마로 한 팝업스토어를 기획하여, 전시 기간 동안 3만 명이 넘는 누적 방문자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공간 & 메뉴
바사삭 유니버스 팝업스토어의 가장 큰 특징은 ‘치킨 없는 치킨 팝업’입니다.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치킨을 판매하지 않고, 브랜드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굿즈 등을 선보였습니다. 고객들이 제품이 아닌 브랜드 자체를 직접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팝업의 핵심입니다.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해 굽네는 대표 메뉴인 오븐 바사삭, 고추 바사삭, 치즈 바사삭을 의인화한 캐릭터들을 만들었습니다. 브랜드의 상징인 ‘구울레옹’의 명을 받아 ‘콜럼바삭’, ‘바삭트라’, ‘치즈바라’라는 세 용사가 바삭한 치킨을 찾아 모험을 떠나며 영토를 확장해 나간다는 스토리입니다. 팝업스토어에서는 각 캐릭터의 세부 설정, 명언, 세계관 지도, 인물 관계도 등 바사삭 유니버스의 모든 정보를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또한 웹 페이지와 SNS를 통해 웹소설을 연재하며, 세계관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를 강화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4. 결론
최근에 와서 치킨 업계의 공간 마케팅 전략은 단순히 음식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을 소비자에게 체험하게 하고, 감각적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교촌필방은 전통과 창의적 공간 연출을 결합해 브랜드의 철학을 공간에 녹여냈고, 바른치킨은 미래적인 로봇 기술과 클래식한 감성을 결합해 고객에게 새로운 외식 경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굽네치킨의 ‘바사삭 유니버스’는 치킨 없는 팝업스토어로 브랜드 세계관을 확장하여 소비자에게 제품이 아닌 브랜드 자체를 경험하게 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공간 마케팅이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F&B 업계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임을 보여줍니다. 각 브랜드가 창출한 독창적인 공간은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형성하며,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치킨 업계에서 공간을 통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은 더욱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